호모사피엔스 - 호모데우스까지 2년에 걸쳐 읽었다. 꾸준히 읽은 건 아니고, 띄엄띄엄 읽다가 몰아서 읽다가... 아무튼 이 책에서 차갑게 묘사하는 '디스토피아'는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트렌드를 어느 정도 느끼고 있고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말로 '큰 시각'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알기 어렵다. 알만한 능력도, 시간도 없다. 그런 나에게, 내가 서있는 컨텍스트를 완전히 벗어나서 곰곰히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와 같은 '빅히스토리' 류의 책들이 대게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내 생각엔, 십 년만 지나서 보더라도 유발 하라리는 마르크스 반열에 오를 것 같다. 사실 난 마르크스를 잘 모른다. 한 세기의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상가이자 역사가라는 점만 안다. 

 

마르크스가 사회주의를 역설하는 배경과 요지는 이러하다. "노동자와 대중은 산업사회에 가장 큰 자산, 기술, 규모를 갖고 있지만 경제적, 정치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연대하고 투쟁하여 권리를 정상화하자."

 

이제 유발 하라리는 AI 등장은 완전히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가올 시대의 가장 큰 위협은 '무관성'이라고 주장한다. 무관성이란, '관련없음'을 뜻한다. 산업사회에서 생산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노동자가 맡았기에, 이들은 교육받아야했고 건강해야했다. 하지만 AI는 이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생산, 경제성장, 변화의 흐름에 '무관'한 잉여 존재가 될 것이다.

 

최근 SK는 격주로 주4일 근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노동자의 행복을 위해서일까? 물론 맞다. 충분한 휴식과 가족과의 보장된 시간이 높은 업무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동시에 보도자료를 접했을 땐, 고용한 사람들이 5일 만큼 일하지 않아도 사업에 지장이 없는 시대로 흘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수익과 성장에 지대한 타격이 올 수 있는 고용환경을 무리해서 조성할 사장님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좀 더 정리된 생각과 느낌은 세 번째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을 읽고 또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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