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mily'에 해당되는 글 4건

  1. 또 한번의 강원도 여행 2021.03.30
  2. 새해 2017.01.02
  3. 11월 3일 (9주차) 2016.11.03
  4. 새로운 카테고리 My family 첫 글. 2016.10.24

또 한번의 강원도 여행

from My family 2021. 3. 30. 08:25

여행 중 잠깐 짬을 내어 휘리릭 메모를 남겨본다.

 

우리 가족의 최애 여행지, 속초-고성-양양.

몇 번을 와도 질리기는 커녕 더 좋아질 뿐이다.

심지어 늘 방문하는 몇 곳의 지점들이 반복됨에도불구하고 말이다.

 

이번 여행은 또 한번의 이동을 계기로, 각 양가 가족과의 일정을 모두 포함하여 진행됐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 비슷한 환경의, 또 서로 다른 분위기의 문화를, 다채롭고 투명하게 지낼 수 있는 이 시간들이 이 아이들에게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번 직장의 이동을 결정했던 것은 과거 미숙했던 시절의 판단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이동을 결심한 것은 또 조금 결이 다르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는 굵직한 결정을 한 번 내려야하는 '나이'가 되었다- 는 생각이 든다.

아마 5년 정도 뒤(혹은 내)에 진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결정이란 '변동없음', '이대로 쭉' 또한 포괄하는 범위이다.

 

앞으로 뭐가 됐든, 즐거운 '시도'와 '과정' 되었으면 한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도전에는 항상 '실패'라는 대칭어가 따라 붙는다.

시도에는 '오류'가 짝으로 따라온다 (Trial & Error).

오류는 수정할 수 있다. 실패는 회복해야 한다.

(뭐 실재하는 경험에서 뭐가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모든 것은 기분이기에 편안한 말을 쓰면 그만이다 ㅎㅎ)

 

지금의 나이가 되니 이제야 '과정'의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은 과정이 알차야만 한다. 속이 꽉 찬 대게 다리살 같아야 한다.

 

아무튼, 급 마무리

 

나의 시도, 가족의 시도, 모든 시도, 그리고 그 과정의 즐거움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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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from My family 2017. 1. 2. 20:13

2017년이 밝았다.
이번 새해는 제주도에서 맞이했다. 날씨가 무척 맑아서 기억에 선명한 새해맞이가 되었다

올해는 재주가 태어나는 뜻깊은 해이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건강하게 나올 수 있길 기도해본다.
그리고 가족으로서의 '우리의 길'이 무엇일지 함께 많이 이야기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6년은 '같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겪으면서 포근해진 한 해였다. 연말연시에 그러한 스테이지에 안착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또 2016년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다. 몇 번씩 글의 소재가 된 '변화'의 해였다.
더 나은 선택인지, 옳은 선택인지는 한참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유난히 길었던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 이것이 '맞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좋은 선택이었길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도 확정할 수 없고, 고정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 불확실한 모든 것이 훨씬 빠르게 달려간다.
재주는 이런 속도에 아무렇지 않게 적응하고, 또 민감하지 않게 커갈거다. 아빠로서 같이 관찰하고 느긋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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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9주차)

from My family 2016. 11. 3. 14:51

어제 병원에 가서 조금 더 자란 재주의 모습을 보았다.


엄마가 웃자 꼬물꼬물거리는게 이제 진짜 실감이 날 정도로 많이 컸다. 그래봐야 2.3센티미터이지만 ㅋㅋ

차근차근 성장해서 세상에 나오는 때가 기다려진다.


세상에 나오게되면, 재주는 그만의 세상에 속하게 된다. 

내가 태어난 80년대가 아닌, 2017년의 국가와, 사회와, 또 우리가 처음 꾸린 생소한 가족이다.


뭘 해줄수 있을까, 해야할까, 생각하다보면 내 책임은 크고 영향은 미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모두들 괜찮은 가정을 만드는 것이 가장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짧은 결론에 다다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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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3.


작년 요맘때 나는 새로운 가족을 이루었다. 만 4년을 꼭 채운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한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아내의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다. 이제 막 7주와 8주를 넘어가는 시기에 있다.


어떤 분이 태아때부터 열심히 육아일기 쓴 것을 알게되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해보면 되지, 참 좋은 기록일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다.


육아와 관련한 이야기만 남기려는 것은 아니다. 새로 꾸린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써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둘의 이야기건 셋의 이야기건 ㅎㅎ


지난주 수요일(19일) 같이 병원에 가서 재주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심장소리인줄 몰랐는데, 3초쯤 지나서야 '아~ 오~' 막연한 감탄사를 뱉었다.

솔직히 아직은 놀라운 일이긴 하나, 실감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KBS다큐멘터리를 보니, 이 시기 즈음의 재주는 머리만 큰 도롱뇽처럼 생겼다. 그럼에도 세상에 나와 커갈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런 모습을 한채 웅크리고 있는 재주가 참 경이롭다.


옆에서 아내가 입덧하는 걸 손쓸 수 없이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 스스로 참 답답하다. 무력감이라는 단어는 여기에 쓰기 너무 거창하지만, 정신적인 응원이 얼마나 효용이 있는가 하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리적인 해결이 아닌 마음의 도움이므로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라지만, 내 일이 되고보니 그래서 당연하고 뻔한 일이 절대 아님을 알게 된다. 거꾸로는 원초적인 모성애가 무엇인지 알게되기도 하고 말이다. 연애를 하는 것과, 부부가 되는 것과, 가정을 이루는 것의 차이와 변화를 조금씩 더 실감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데 '언어'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한다. 몸짓, 표정, 억양에서 많은 것이 전달되기 떄문이다. 성인과 성인이 그럴진데, 태아 또는 아이와의 소통에서 언어의 역할은 훨씬 더 적을 것이다. 탯줄로 전달되는 호르몬, 배 바깥에서 웅웅거리는 알수 없는 소리를 재주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독특한 누군가로 형성해 갈 것이다. 말만 조심해서는 안되는 아빠의 지대한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부족함과 용기가 겹친다.


이렇게 첫 글의 마무리는... 아내를 응원하고, 아내와 같이 재주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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