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2009.1학기
Carmel
2009. 6. 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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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시원하게 많이 온다. 바람도 불지않고 정직하게 내려서 창가에 축구화에는 한방울도 튀지 않는게 참 착하다.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마감할려니 급 좀이 쑤셔서 일이 안잡힌다. 비오는데 코엑스까지 가겠다는 동생을 보니 더욱. (응? -_-)
무척 바쁘고 쫓기던 봄학기였지만 한편으로는 평온했다. 감정이 요동쳐도 딱히 지향점이 없어 산란탄처럼 마구마구 흩어지는 시간들만 넘쳤다.
그저께도 술을 먹고, 어제도 술을 먹고, 그냥 그게 한학기 요약판이다. 마시긴 마셨으나 취하지도 않고 어딘가 중심도 없는 뿌려진 시간같다. 왜일까 이번학기는 뭔가 잡히지 않는 시간들이다.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아 아직 마감이 남았다.
다시 돌아보고, 올해를 시작했던 각오, 한학기를 시작하던 각오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진단을 하자면, 제어가 잘 안됐다.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은 것은 자유는 원칙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수많은 유혹때문에 지키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것.
아 그래 이번학기 엄청 바빴다. 그게 다 원인이다. 스케쥴을 읽고서 힘겹게 나아간게 아니라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닥쳐온 숙제들이 무자비했다. 작년은 비록 바빴을지라도 생각할 시간은 있었는데, 올해는 아예 틈을 주지 않았다. 적의 비행기가 끊임없이 총알을 뿌려대는 슈팅게임을 클리어해가는 느낌이다. 3개원간 머리가 뜨거워지고 지치는 순간을 여러번 겪었던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 지금처럼 바쁠시기가 분명 여러번 있을거다. 사실 바빴다는건 핑계다. 시간을 아껴쓰지 않은 내 탓도 크다. 중요한 건 분명히 다시 맞을 이런 상황에서 난 잘 대처할 수 있을까? 그 때쯤 난 마누라와 자식들 걱정도 해야하고, 돈도 걱정해야할테고, 부모님, 이런저런 모임, 친구들. 가족을 제외하고 조금씩 놓칠수도 있겠지만..이러다가 나를 놓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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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고 락페를 한 번도 안갔다. 2004년 서태지 live wire를 다녀온 이후로, (korn을 본 이후로!) 아 나 이제 락은 못놀겠다 죽갔다 하고는 한번도 안간듯. 오히려 군대 있을땐 7월에 부산에 towa tei를 보러간것, 10월에 GMF 본 이후로는 전무하다. (아 작년에 네스티요나..홍형 미안;)
올해 펜타포트와 지산락페 라인업 보고 있으니 아. 썸쏘는 림프 오던데 림프만 오면 두발두손 다들고 뛰어갈텐데..
첫날 주목할 놈들은 위저, 지미잇월드, 피아, 레이니썬, 스타세일러. 둘째날은 이한철말고는 그닥 모르겠다. 셋째날은 오아시스와..jet?? jet이 온다. 다들 박수치는 분위긴데 뭔가 약하다. 물론 락페에선 첨보는 이들이라도 기막히게 감동을 주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GMF 때 세렝게티라든가..그나저나 이거 일본으로 뜰수도 없고..다 필요없고 림프오면 림프오는 날 가겠음. 올 여름에 그래도 펜타랑 지산말고도..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