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토요일 늦은아침

Carmel 2011. 12. 3. 12:03
밀린 잠 몰아자는건 일주일에 한번쯤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래도 아침일찍 나오느라 곰한마리 어깨에 짊어지고 나오는 것보단 훨씬 가뿐하다 ㅎㅎ


1.
동네 커핀그루나루는 작업하기가 꽤 괜찮아서 오늘도 이리 향했다.

직선으로 쭈욱 나아가고 나서 어딘지 몰라 네이버지도를 켜보니 상당히 먼 곳으로 와있었다.
비행기 항로 각도가 2도만 틀어져도 런던으로 갈 비행기가 모스크바로 간다던데..하는 잡생각 1초하고선 지도를 보니 동네 골목길이 방사형으로 뻗어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막다른 대로에 이르렀을 땐 토요일 일찍 학교 수업이 끝난 중고등학생들 무리를 볼 수 있었다.

근 7년간 중고등학생은 인터넷 뉴스에서나 접했지 실체를 목격한건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10대 시절의 사람은 원석과 같아서 장단점 어느것 하나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그게 사회적인 제스쳐인지 아닌지 구분을 못하고 맘껏 세상에 보여주기 마련이다. (고작 2명 과외할 때 받은 스트레스와 인상에 기반한 지극히 편견)
오늘도 오다보니 맘껏 우중충한 포스를 풍기는 남자 아이 한명..얼굴을 보니 월요일 아침 여의도 근방에 있어야할것 같았다.
여고생처럼 보이지 않는 여고생..동네 마실나온 20대 여성인줄 알았다. 아마 전투적인 고2 겨울방학을 기다리겠지?
또 횡단보도 건너 30m나 떨어졌는데, 친구 보인다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이름부르는 고작 6살 즈음 먹었을까 싶은 꼬마.

겪어본 시간이라 그런지 나름 자신감이 있어서 학교라는 사회 속에 저 사람들의 위치를 가늠할 수도 있다.
대략 몇번째 줄 쯤 앉을거 같고, 취미는 어떻겠고, 크면 내 친구 중에 누구랑 비슷한 성향이 될 거 같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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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설농탕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략을 공부하는데 굉장히 유의미한 브랜드다.
모든 점포가 24시간 영업인데, 그만큼 24시간 유동인구가 있을법한 지역에 위치한다.
여기 커핀 그루나루 바로 옆에 있는데, 외관은 마치 갈비 또는 추어탕 팔것처럼 해놔서 아..역시 이것도 실체를 목격해야 하는구나 ㅋㅋㅋ 생각하고 카페로 들어왔다.

점심은 여기서 먹어야겠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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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핀 그루나루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니 어지럽다 뭘 시켜야하나~

'저기 있겠지!' 하고 첫번째줄 가장 윗쪽 구석을 쳐다보면 아메리카노가 보이지 않는다.
구글에서 모니터화면 테스트를 했을 때, 첫번째로 시선이 이동하는 곳과 가장 빈번하게 오가는 곳은 왼쪽 상단 구석이란다.
인터넷 라이프의 습성인지, 아니면 책읽기의 습성인지, 일반적인 카페 프로토타입의 습성인지 모르겠다만

메뉴판 구성 좀 다시해주고 싶다. 세가지 색 이상 쓰지 않는다는것, 배합을 잘한것은 착하지만, 고객의 시선이 어디로 가는지 좀 알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