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욕망에 충실하라
Carmel
2021. 3. 2. 11:20
요즘 달리기를 꾸준히 하다보니 제법 호흡이 가벼워졌고, 이제는 걸음을 걸을 때처럼 뛰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최진석 교수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예전에 책을 읽고 글을 읽을 때 막연히 끄덕끄덕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나는 당연히 지금까지 내 욕심에 제법 따르며 살아왔다. 하지만 진정으로 '충실했나'라고 묻는다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유교사상이 뿌리깊이 내린 우리 사회에서는, 내 욕망에 진입하기 전 하나의 단계를 거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욕망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
내가 가진 욕망의 범위 중 칭찬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긍정할 수 있고, 결국 허락받을 수 있는 범위로 가지치기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는 이게 그냥 하고 싶다구요!'가 아니라, 이것의 성취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가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식의 미괄식 주장이 어디에나 붙게 된다.
그것을 '갖고 싶다, 되고 싶다, 하고 싶다'는 것이 커다란 이상을 추구해야할 것 같은 사회 분위기와 엇박자가 날까봐 몸을 사리게 된다.
그저 순수한 동기이며 불법적인 의도나 결과가 아닌데 그 어떤것이든 어떠랴.
넌 너무 속물이야, 소인배야, 꿈이 작구나, 네가 그걸 굳이 왜? 라는 상상 속의 잔소리에서 해방되자.
...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을 남기러 이 동굴로 굳이 들어온 나도 참 ㅎㅎ 왜 공공의 담벼락에는 쓰지 못하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