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mily

새로운 카테고리 My family 첫 글.

Carmel 2016. 10. 24. 14:37

2016. 10. 23.


작년 요맘때 나는 새로운 가족을 이루었다. 만 4년을 꼭 채운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한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아내의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다. 이제 막 7주와 8주를 넘어가는 시기에 있다.


어떤 분이 태아때부터 열심히 육아일기 쓴 것을 알게되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해보면 되지, 참 좋은 기록일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다.


육아와 관련한 이야기만 남기려는 것은 아니다. 새로 꾸린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써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둘의 이야기건 셋의 이야기건 ㅎㅎ


지난주 수요일(19일) 같이 병원에 가서 재주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심장소리인줄 몰랐는데, 3초쯤 지나서야 '아~ 오~' 막연한 감탄사를 뱉었다.

솔직히 아직은 놀라운 일이긴 하나, 실감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KBS다큐멘터리를 보니, 이 시기 즈음의 재주는 머리만 큰 도롱뇽처럼 생겼다. 그럼에도 세상에 나와 커갈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런 모습을 한채 웅크리고 있는 재주가 참 경이롭다.


옆에서 아내가 입덧하는 걸 손쓸 수 없이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 스스로 참 답답하다. 무력감이라는 단어는 여기에 쓰기 너무 거창하지만, 정신적인 응원이 얼마나 효용이 있는가 하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리적인 해결이 아닌 마음의 도움이므로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라지만, 내 일이 되고보니 그래서 당연하고 뻔한 일이 절대 아님을 알게 된다. 거꾸로는 원초적인 모성애가 무엇인지 알게되기도 하고 말이다. 연애를 하는 것과, 부부가 되는 것과, 가정을 이루는 것의 차이와 변화를 조금씩 더 실감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데 '언어'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한다. 몸짓, 표정, 억양에서 많은 것이 전달되기 떄문이다. 성인과 성인이 그럴진데, 태아 또는 아이와의 소통에서 언어의 역할은 훨씬 더 적을 것이다. 탯줄로 전달되는 호르몬, 배 바깥에서 웅웅거리는 알수 없는 소리를 재주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독특한 누군가로 형성해 갈 것이다. 말만 조심해서는 안되는 아빠의 지대한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부족함과 용기가 겹친다.


이렇게 첫 글의 마무리는... 아내를 응원하고, 아내와 같이 재주를 기다려보자!